혹독한 전자 저널 구독료, 돈 없으면 연구 못 하나?

전자 저널의 구독료에 관한 논의가 아주 뜨겁습니다. 유럽은 오픈액세스 저널에만 논문을 투고하는 방식의 플랜 S를 도입하려 강경한 준비를 하고 있고, 미국의 캘리포니아 일부 대학에서도 전자 저널 대형회사인 엘스비어 등과의 마찰 및 협상이 아주 뜨겁게 이뤄지고 있지요. 이것은 비단 유럽이나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저널 구독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연구자 두 명의 목소리를 빌려 중국의 저널 현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리나: 전 지금 소재 과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픈엑세스라는 것은 사실 몇 번 논문을 찾을 때만 슬쩍 본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연구에 아주 중요한 논문을 발견해 도서관을 통해 읽으려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항상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면 웬만한 논문을 다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구독을 취소하여 논문을 못 읽게 되었어요. 너무나 많은 돈이 구독료로 들어가고 있는데, 이번에 또 가격이 올라 구독을 포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데 아주 중요한 논문이라 난감했었죠. 결국엔 사비로 돈을 내서 논문을 읽긴 했지만, 한 논문에 너무 많은 돈을 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논문을 찾을 때, 아니면 새로운 연구를 해서 논문을 많이 읽어야 할 때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어요. 연구의 동력이 논문이고, 다른 논문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다가 연구 자체가 어려워질까도 걱정입니다.

 

강경한 대학교들의 대책과 OA를 향한 열망

하오위: 대학교의 저널 구독 취소는 비단 여기 우리 대학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바로 옆 나라인 한국에서도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들이 한국 주요 논문 저널 사이트 구독을 포기했고요. 이미 구독료가 너무 비싸서 한국 대학 도서관의 예산 대부분을 구독료에 내는 실정인데 세계 유명 저널사인 엘스비어를 포함해서 한국의 주요 저널사의 경우도 구독료를 매해 늘리고 있습니다. 더 크게는 세계 여러 나라도 구독료 때문에 도서관 예산 문제 등으로 구독을 포기하거나 논문의 오픈엑세스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미 거대 저널 기업의 과도한 구독료 때문에 논문을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오픈엑세스에 대한 열망이 아주 강해지고 있지요. 이미 독일의 세계적인 Max Plank 연구소를 포함해 유럽의 여러 나라가 엘스비어와 같은 거대 저널 회사를 상대로 꾸준히 협상하거나 구독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2020년까지 논문을 온라인상에서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큰 노력을 하고 있어요. 먼저 구독료를 내야 하는 저널 구독권을 전면 취소하는 것도 있습니다. 노르웨이도 최근 이런 움직임에 함께 했고요.

리나: 저도 최근에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엘스비어 구독권의 오픈엑세스 화를 위해 협의하고 협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미 구독을 취소한 곳도 있고요. 이미 캘리포니아 측에서 어떻게 하면 논문을 오픈엑세스 할 수 있는지 정책적으로도 논의되고 있고요. 사실 논문 저자들이 저널 사이트에 논문을 기재할 때, 기재료를 꽤 많이 내고 있는데 왜 구독료를 더 내야 하는지는 의문이기도 합니다.

 

Zhiwang, 중국의 막다른 현실

하오위: 그런 의미에서 방금 말씀하신 것과 같이 중국의 저널 거대 기업인 지왕(Zhiwang)의 경우도 남 일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적 유행이 오픈엑세스를 지향하고, 어마어마한 논문 구독료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우리 대학교의 경우도 지왕의 구독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너무나도 극심한 구독료 때문이었죠. 사실 지왕의 경우는 엘스비어보다 더 심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의 약 95%의 논문이 지왕에 올려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학생들이 예컨대 7위안짜리 논문을 사야 할 때 50위안의 보증금을 내고도 돌려받지 못하는 악행을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것 같기도 해요. 이 기업의 구독권은 연구를 위해선 선택이 아니라 필수기 때문이지요. 정말 첸 롱강(Chen Ronggang)이 그의 글에서 말했듯, “모든 일은 저자, 리뷰어, 에디터가 다 하고 수입은 학술지 사이트가 다 가져가는” 식인 거에요.

리나: 답답한 것은 지왕이 사실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는 공적 성격의 기업이라는 거에요. 지왕은 본래 중국 대학교에서 시작한 저널 사이트로, 이후 CNKI(중국국립지식인프라자원, China National Knowledge Infrastructure)의 일원으로 중앙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고 큰 기업입니다. 본래 학술계의 더 많은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기업인 거에요. 그런데 오히려 중앙정부의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자라난 기업이, 공적인 역할을 한다는 미명하에 너무나도 악독한 사기업과 같은 행보를 하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에요.

 

플랜S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리나: 중국에서 몇몇 대학교가 이미 지왕의 구독권을 포기하려고 하거나 이미 포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지왕을 개혁하고자 한다면 플랜 S를 참고해도 될 것 같습니다. 플랜 S는 유럽의 주요 자금 기구 11개에서 만든 Coalition S가 만든 것으로, 어떤 연구든 이들 기구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면 논문을 오픈엑세스 플랫폼에 기재해야 하는 운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어요. 2020년부터 효력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부분적인 오픈엑세스는 포함하지 않아 전면적인 논문의 대중 공개화에 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픈엑세스는 그저 논문을 구독료를 내는 특정 대학이나 기업, 개인에게만 공개하지 않고, 공공에 공개한다는 개념만을 얘기하는 것이지만, 플랜 S는 실질적으로 연구의 주요 지원책이 공식적으로 강요하는 정책이기에 더 실질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지왕은 중국 정부에서 대부분의 지원을 받는 만큼, 중국 정부가 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플랜 S를 참고해 큰 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오위: 리나씨 말씀대로, 중국의 경우는 꽤 특이합니다. 지왕이 거의 모든 논문의 공개권을 쥐고 있을 뿐 아니라, 지왕이 대부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까요. 플랜 S와 비슷한 방법을 도입한다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플랜 S는 주로 유럽 쪽에서 논의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플랜 S보다는 그린 오픈엑세스, 골드 오픈엑세스라는 두 다른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그린 오픈엑세스가 전면적인 논문의 오픈엑세스로, 그 비용을 논문을 기재하는 저자도 부담하지 않는 것이고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이라고 해요. 골드는 이와 다르게 논문 공개 및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면 혹은 일부 논문 기재 저자들이 기재료를 통해 함께 부담하는 형식이죠. 플랜 S와 더불어 오픈엑세스 저널을 유지하는 방법을 이와 같은 미국의 논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나: 맞아요. 중국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많은 만큼, 정책적으로 강경하게 지왕을 개혁하는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거 같기도 합니다. 그린 오픈엑세스, 골드 오픈엑세스, 그리고 플랜  S 모두 어느정도의 정부의 정책적 강요와 지원은 필수적이니까요. 또 논문을 작성하고 세상에 공개하는데 수많은 연구자들과, 리뷰어들 그리고 에디터들이 정말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단지 거의 독점에 가까운 논문 및 학술지 사이트의 행패로 미래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의 앞길을 막는 것은 더 없길 바랍니다.  특히 저널 구독에 대한 불만과 어려움이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질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플랜 S와 같은 좋은 정책이 하루빨리 자리 잡고 모든 논문이 오픈엑세스로 대중들에게 무료로 공개되길 바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의 보상 없는 수고를 착취하여 오히려 논문 저널 회사들의 사리사욕을 과도하게 채우는 이기심은 더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오위: 또한, 중국은 요즘 생명과학뿐 아니라 기타 과학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지위를 가져오기 위해 많은 과학 인재 및 기술개발에 큰 투자를 하고 있어요. 연구의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과학 연구를 통해 닦은 기반을 철저하게 이해하는 것이지요. 과학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논문을 사업수단보다는 더 공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함께 뜻을 했으면 좋겠어요.

 

2020년 1월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2020년 1월은 유럽의 플랜 S가 해당 기관에서 주요 연구비를 받은 경우, 오픈 액세스 저널에 논문을 내도록 하는 협의가 실행되는 날입니다. 엘스비어, 스프링거 등 여러 대형 회사들의 극심한 논문 구독료와 이들의 어마어마한 수익구조에 대한 비판이 많아지면서, 오픈 액세스를 어떻게 현실화할지에 대한 논의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플랜 S가 시작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자들은 어떤 미래를 예상할까요?

 

P: 논문을 투고하는데 곧 오픈 액세스 저널에 논문을 내는 것이 거의 전면화 될 것 같아요. 플랜 S는 실질적으로 많은 연구비를 지원하는 주요 기관에서, 2020년 1월부터 이들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 결과는 모두 오픈 액세스 플랫폼에 출판하도록 하는 것이잖아요.  플랜S의 10가지 원칙 중에 구독권이 있어야만 읽을 수 있는 저널이지만 기재료(APC)를 지불한 논문에 대해선 오픈 액세스를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저널 플랫폼도 오픈 액세스 플랫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유럽 약 11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고요. 머지않아 전면적인 오픈 액세스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K: 하지만 걱정인 부분도 있어요. 정말 실질적인 오픈 액세스의 전면화가 가능할까요? 플랜 S에서는 10가지 원칙을 내세울 뿐 사실 어떤 타임라인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오픈 액세스의 전면화가 정말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아무리 저널 사의 수익구조가 기형적이고, 이기적인 구독료 등 정책이 악랄할지라도, 한순간에 오픈 액세스로 바꾼다면 기관이나 학교의 부담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요?

 

실질적인 한 걸음, 변형 협정(Transformative Agreement)

 

P: 오픈 액세스를 실현하는 방안과 유럽에서 플랜 S를 시작하는 것에서 많은 사람이 ‘실질적인 타임라인’이 없는 것을 지적해 왔습니다. 또한, 실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가 컸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미 유럽의 많은 대학과 미국의 대학에서도 변형협정이라는 것을 저널 출판사들과 체결하였으니까요. 변형 협정이란 말 그대로 구독 시장이었던 기존의 출판시장을 오픈 액세스로 변형하는 것에 동의하고 맺는 것입니다. 이미 RSC도 Read and Publish(RAP) 모델의 변형협정을 맺었고요. 현재도 독일의 DEAL과 스프링거가 오픈 액세스 모델에 대해서 협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변형협정이란 구독 시장이었던 것을 변형하는 과정에서 한 논문당 약 3800유로가 지급된다면, 그 논문을 세상에 오픈 액세스로 출판하고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에 근거한 이해에서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독자들이 논문을 구독료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 영리 저널 사의 기존과 같은 급속도로 올라가는 구독료를 안정화하기 위해서지요. 즉, 과도한 저널사의 이윤을 적정선으로 줄이고, 개인 연구자가 오픈 액세스를 위해 냈어야 했던 APC를 기관 및 도서관이 지불하고, 대중들은 연구 논문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과도하게 부과되었던 구독료의 부담을 오히려 줄이는 것이라 오픈 액세스로 학교나 기관의 부담은 더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플랜 S에서는 실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습니다. 타임라인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실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고, 여기에 변형 협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너무나 모호한 이상만을 강요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많은 기관에서도 이런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라인을 환영하고 있고요.

 

K: 맞아요. 하지만, 좀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변형 협정은 PLOS가 사이트에서 밝힌 입장에서와 같이 출판 업계의 빅 가이들, 스프링거나 엘스비어 같은 대형 회사가 아주 유리하다고 볼 수 있어요.

독일에서 지금 진행 중인 DEAL과 스프링거의 협상만 봐도 그렇습니다. 프로젝트 DEAL은 독일의 학교 및 연구기관이 한 개의 대형 기관으로서 협력하여 대형 출판업계와 협상을 하기 위한 기구로 알고 있어요. 오픈 액세스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본 논의가 RAP이냐 PAR냐 하면서 오픈 액세스 자체보다는 이를 실현할 수익구조에 대한 싸움이 되고 있어요. 이마저도 DEAL 정도 큰 기관이어서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에서 스프링거와 변형 협정을 시도할 수 있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Harvard나 MIT와 같은 대학의 경우 이미 변형 협정이나 협상을 잘 하는 반면, 작은 대학이나 기관의 경우 그것까지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또한 스프링거와 같은 대형 출판업자가 아닌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형 출판업자의 경우 RAP/PAR 하며 최대한 수익구조를 잃지 않는 선에서 움직일 수 있어요. RSC에서도 홈페이지에서 ‘오픈 액세스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를 위한 전통적인 방법을 유지하도록’이라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만약 오픈 액세스가 전면화되고, 대형회사들이 미리 자신들의 오픈 액세스 딜을 만들어 놓고, 오픈 액세스 시장 또한 독식해버린다면요? 변형 협정은 RAP/PAR라는 것보다 전면적인 오픈 액세스를 추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형회사가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소형 출판회사가 고군분투하다가 오픈 액세스 시장에서 또한 추락하면서 지금과 다를 것 없는 악독한 순환이 계속될 수도 있습니다.

 

출판 후 구독이냐, 구독 후 출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P: Read and Publish(RAP)모델인지, Publish and Read(PAR)모델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 집중되고 있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사실 이미 영리가 목적이었던 저널들이 한순간에 비영리단체인 양 연구 논문을 전면 오픈 액세스 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어쩌면 RAP/PAR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중요한 건 어떤 모델이 독자 혹은 기관에 유리하게 적용하는가 입니다. 먼저 모델을 살펴보면 Read and Publish는 구독료를 일정 먼저 내고, 새로이 기재하려는 논문에 대해서는 APC, 즉 Article Processing Cost혹은 기재료를 내는 방식입니다. APC는 교신저자 혹은 학교에서 내는 것이지요. Publish and Read는 논문을 기재하는 것에 APC를 학교 및 기관에서 내고, 이에 따른 논문은 모두 오픈 액세스로 공개되며, 유료화 장벽에 막혀 있는 전자 저널들의 출판물 전체 포트폴리오에 대한 열람권을 승인하는 모델입니다. DEAL이 스프링거에게 PAR모델을 제시했다는 것과 Wiley사와도 PAR방법을 택했다는 것에서 PAR모델이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사실 어떤 것이 유리하게 적용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PAR 모델에서 논문에 따른 APC를 연간지불금의 형태로 낼 수 있기 때문이고, 또한 추가 금액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대학 및 연간 출판 양에 따라 APC가 각기 달리 측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민 속에 내디딘 그래도 위대한 첫걸음

P: 방법을 어떤 것을 택하든, 플랜 S는 그리고 이에 따른 많은 변화는 엄청납니다. 이미 플랜 S의 취지에 대해 많은 반응이 긍정적입니다. ‘플랜 S가 자연적인 다음 단계’라고도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이는 오히려 연구자 개인에게 오픈 액세스의 선택에 따른 부담을 혼자 짊어지게 하였고, 더 폭넓은 오픈 액세스의 실현을 불러오진 못했습니다. 플랜 S라는 더욱 강력한 정책이 시작되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바라봅니다.

 

K: 플랜 S에 대해서 아직도 회의적이거나 조심스러운 의견도 많습니다. 세계적인 저널, 사이언스지를 담당하는 AAAS에서는 이런 플랜 S가 고품질의 논문을 양산하고 배포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결과적으로 연구자들이 오히려 많은 연구비를 지원받지 못할 것이라고요.  하지만 이것 또한 기우일 수 있습니다. 오픈 액세스 저널은 꽤 낮은 저널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전면적인 오픈 액세스로, 더욱 활발해진 연구와 소통이 가능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픈 액세스 과학 저널이 플랜 S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 운동의 시작은, 유럽의 후원자들이 후원한 연구들을 즉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연합 S가 플랜 S의 시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고 관계자들에게도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최근의 현존하는 얼마나 많은 오픈 액세스 저널이 제안된 플랜 S의 요구사항을 맞추는지에 대한 연구가 시행되었습니다.

연구 소개

오픈 액세스 저널은 플랜 S 요구 사항을 준수하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an Erik Frantsvåg (University of Tromsø–the Arctic University of Norway), Tormod Strømme (University of Bergen in Norway)이 오픈 액세스 저널 (DOAJ’s) 메타데이터를 탐색했습니다.

그들이 알고 싶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Plan S를 준수하는 오픈 액세스 저널은 현재 얼마나 되는가?
  2. 출판사 크기, 비즈니스 유형, 주제 분야는 플랜 S 준수에 영향을 미치는가?
  3. 소규모, APC 재정이 아닌 오픈 액세스 출판사가 플랜 S의 지침을 버거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DOAJ의 출판된 저널 메타데이터를 다운로드 후 플랜 S의 평가 중 일부를 준수하는 저널 수의 분석 결과

 

  1. DOAJ 등록: 저널은 DOAJ에 등록되어 있거나 등록 중이어야만 합니다. 이 연구에서 모든 저널은 DOAJ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얻은 결과만을 포함합니다.
  2. 저널 라이선스: 저자들은 CC 4.0 라이선스(일반 창작물 4.0 국제 라이선스)를 준수하여 출판해야 합니다. 이 저작권 라이선스는 작가, 논문 제목, 저널 인용 및 DOI가 저작물의 배포 크레딧에 명기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3. 오픈 액세스: 연구자료는 무료로 접근 가능하고 출판 즉시 열람과 다운로드가 즉시 가능해야 합니다.
  4. 저작권: 저자와 연구기관은 저작물에 대한 완전한 저작권을 보유해야 합니다. 이 권한의 양도나 제한 등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5. 검토 과정: 검토과정의 세부사항은 온라인으로 이용 가능해야 합니다. 또한, 출판 윤리위원회와 관련 기관의 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6. 논문 처리 비용 (APC): 개발도상국에서는 면제되어야 하며 중진국의 저자에게는 할인되어야 합니다.
  7. 영구 식별: 저널은 DOIs(디지털 식별)를 영구 식별 도구로써 사용해야만 합니다.
  8. 디지털 보관: 콘텐츠는 디지털 보관 프로그램에 장기 저장되어야 합니다.
  9. 전체 텍스트: 전체 텍스트와 데이터는 쉽게 식독 가능하도록 “기계 판독”이 가능해야 합니다.
  10. 기계 판독 CC-라이선스: 이 정보는 반드시 기사에 표시되어야 합니다.

플랜 S의 요구사항 연구 결과

위에 열거된 결과 중 하나(검토 과정)만이 기사의 품질과 연관이 있습니다.

나머지 것들은 기술 요구사항입니다. DOAJ에 등록된 5987개의 과학 및 의학 저널 중 오직 15%만이 플랜 S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플랜 S의 요구사항을 준수하는 저널은 출판사 크기와 저널의 APC 비용과의 관계와도 상관이 있습니다. 따라서, 작은 출판사에서 플랜 S의 기사 비용의 한도는 그들의 비용을 커버하기에는 너무 낮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반면, 대형 출판사는 고수익의 저널에서 낮은 수익의 저널을 커버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출판사는 이러한 여유를 부릴 수 없습니다.

 

플랜 S의 미래

앞으로 플랜 S 기금 수여자는 플랜 S의 기준에 맞는 저널에만 출판이 허용될 것입니다.

문제는 제한된 플랜 S 기금 수여자가 규정을 준수하는 저널에만 출판한다면 그들이 전통적이고 권위 있는 저널에 출판할 기회가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플랜 S를 준수하도록 구독 기반 저널에 제안한 시간 2020년 1월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출판사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연구물에 접근하기 쉬워진 것을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논문 출판 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저널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요즘 미디어에서는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뉴스 보도를 가장하여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민 허위 정보로, 오인정보, 거짓정보, 패러디, 루머 등이 가짜 뉴스에 포함됩니다. 가짜 뉴스는 기존 언론의 로고나 기사 형식, 기자의 이름 등을 넣어 마치 공신력이 있는 언론 기사인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0년대 이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이용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가짜뉴스들은 더욱 빠르게 사람들 사이에서 유포되고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MIT) 연구진에 따르면 실제로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공유되는 비율이 70%가량 높으며, 전파 속도 역시 진짜 뉴스보다 최대 20배 가량 빠르다고 분석되었습니다.

가짜 뉴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해버리는 경향입니다. 인디애나 대학 컴퓨터 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확증편향으로 인해 대중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사실과 부합하면 가짜 뉴스라도 믿고, 그렇지 않은 경우 진실한 뉴스라도 거부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개발도상국일수록 가짜뉴스의 위협에 더욱 취약합니다. 지난 2017년 8월 케냐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의 폐해가 그 단적인 예입니다. 현직 대통령인 우루 케냐타를 지지하는 세력은 전 야당 대표 라일라 오딩가가 개표소 습격을 기획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유포했고, ‘사기꾼 라일라’라는 헤드라인의 기사들은 케냐 전역에 빠르게 퍼졌습니다. 국민들의 평균 연령이 젊고 소셜미디어가 발달된 케냐는 가짜 뉴스들의 파급효과 또한 크게 받았습니다. 이 여파로 케냐타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후 부정 선거의 이유로 당선이 무효화되었습니다.

케냐에서의 사례와 같이 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의 위험성이 날로 커져가는 오늘날 사람들은 위험 정보를 분별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Media Literacy)’의 역량 강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와 ‘리터러시’의 합성어인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현재 영국 영화연구소 (BFI), 캐나다 미디어 스마트 (Media Smarts), 미국 미디어 리터러시 온라인 프로젝트 등 전세계에서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며 미디어 관련 자료 및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학 분야에서도 가짜 뉴스는 큰 골칫거리입니다. 위스콘신 메디슨대학 생명공학 커뮤니케이션의 도미니크 브로사르드 교수는 지난 2017년 미국과학진흥회 (AAAS)가 개최한 토론에서 “마치 진짜 기사인 것처럼 보이는 가짜 과학 뉴스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과학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가짜 뉴스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가짜 뉴스에는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학계 연구자들도 가짜뉴스를 예방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지난 2017년 1월, 캠브리지대학 연구원들은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을 창안했습니다. 연구진들은 그들의 연구에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바이러스의 전염 현상과 비교하여 설명했습니다. 약한 바이러스를 환자에게 노출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듯이 “미리 거짓된 내용을 강조하고 해당 내용에 대해서 잠재적으로 반박”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사람들이 가짜 뉴스에 대해 면역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가짜뉴스, 허위 정보에 맞서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의 능력 개발을 위한 핵심적 요소는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정보의 공유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며 무분별한 정보를 걸러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학 학술정보 유통 과정 중 발생하는 가격 인상과 상업화로 비용 부담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국가, 기관, 도서관, 개인 등의 접근은 사실상 크게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오픈 액세스’ (open access)입니다. 오픈 액세스는 법적, 경제적, 기술적 장벽 없이 전세계 누구라도 자유롭게 무료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물 생산자와 이용자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합니다. 오픈 액세스는 이용자들에게 학술정보, 학위논문 및 학술지 논문을 개방하여 정보 접근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학술정보 아카이빙 활성화 도모를 그 목적으로 합니다.

오픈 액세스를 실천한 예로는 세계 최대 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사례가 있습니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14년부터 재단으로부터 후원 받아 작성된 보고서, 통계자료, 발표물 등을 개방도가 가장 높은 CC-BY의 커먼즈 라이선스(CCL)를 적용해 공유 및 공개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의 위협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건전한 공론장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열린 토론과 자유로운 의견 교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사실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논의를 거쳐 연구자들의 연구 도달 범위를 최대화하고, 대중들이 공유 인식으로 인해 폭넓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픈 액세스의 적용 또한 연구원들이 최신 과학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창의적인 연구를 구안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연구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연구의 강력한 토대를 구축해줄 것입니다.

 

향상된 인터넷 사용 환경과 과학을 보다 투명하고 대중이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는 희망으로 지난 몇 동안 오픈 액세스 출판이 상당히 증가했다. 오픈 액세스 출판을  사용하면 구독료를 내지 않아도 학술 논문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오픈 액세스 출판의 이점과 문제점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오픈 액세스는 과학적 연구 결과의 가시성과 영향력을 분명히 증가시킬 수 있다. 이것은 또한 연구자와 지역 사회에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오픈액세스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만드는 몇 가지 도전들이 있다. 또한 약탈적 저널의 확산은 오픈 액세스 타이틀을 포함한 많은 품질 문제를 야기했으며, 자금 지원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과학 출판의 비용

 

지난 몇 년동안, 일부 주요 출판사들은 적은 노력으로 돈을 벌고 싶어한다는 비난을 반복적으로 받아왔다. 하지만 진실은 고품질의 학술 논문을 아무 비용도 들지 않고 출판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과학 출판 비용은 연구 그 자체 뿐 아니라, 별도로 고려되어야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논문이 저널에 출판되려면 아래와 같은 7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1) 제출된 논문 원고 관리 (2) 피어 리뷰 (3) 논문의 텍스트, 표, 그림 편집 (4) 최종 원고를 지정된 형식에 맞춰 수정 (5) 저널 출판 및 배포 (6) 마케팅 및 소셜 미디어 활동 (7) 자료 보관

접근성의 관점에서 볼 때, 출판사의 가장 중요한 기여 중 하나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연구자를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과 유지에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기술, 기사글 품질 향상, 소셜 네트워킹, 법적 지원, 경고 및 인용 알림, 참고문헌 분석, 텍스트-마이닝 도구, 연구 성과 측정 도구와 같은 것들이다.

추가로 대부분의 저널들은 전자 형식으로도 제공된다. 따라서 출판사들은 온라인 출판과 보관을 위한 적절한 인프라 구조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온라인 논문을 작성, 디지털화, 계획, 태그를 달고, 보관, 배포하는 모든 활동에 비용이 들어간다.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연구비 지원을 받은 연구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재정적으로 실행 가능한 모델의 일부로 만 가능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비용 지불은 누가 하는가?

 

구독료 없이 논문 자료를 제공하려면 출판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미 몇 가지 모델이 고려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학이나 협회가 작은 출판사를 지원함으로써 그들 저널이 무료 오픈 액세스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비는 오픈 액세스와 하이브리드 저널 모두에서 논문 처리 비용 (APCs : article processing charges)을 충당할 수 있다. 일부 출판사는 개발도상국 또는 특정 협회의 회원인 연구자의 경우 출판 비용을 할인해주거나 받지 않는다.

출판 전 (pre-print) 또는 출판 후 (post-print) 논문을 보관하고 저장하는 arXiv와 웰컴 오픈 리서치 (Wellcome Open Research)도 좋은 방벙 중 하나이다. 하지만 개별 조직들은 이들 플랫폼 모두를 지원한다. 게다가 단일 기관에 의존하는 것은 항상 어느 정도의 위험이 존재 한다. 협동 자금은 여러 조직들과 협력을 통해서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문학 오픈 라이브러리 (Open Library of Humanities)는 이 형태로 운영 된다. 이 경우 적절한 파트너를 찾기는 어렵지만 덜 위험한 방식이다.

 

 

협회, 기관 및 도서관 관련

 

2014년에 오픈 액세스 지원을 위한 새로운 재무 모델이 제안되었다. 이것은 연구 결과 출판의 해택을 누리는 대학, 협회 또는 기관에서 출판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기초를 두고 있다. 기관에서 일하는 학생, 교직원, 연구자 또는 학자의 수에 따라 지불하는 금액은 중앙관리 기금으로 이동하고, 이는 논문 배포와 액세스 및 보관을 지원하고, 적절하고 현대적인 출판 인프라구조를 개발 및 유지하는데 지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다른 접근 방식은 PWYCA (Pay what you can afford) 모델이다. 저널은 고정된 논문 처리 비용을 부과하지 않지만, 대신 제안된 논문 처리 비용을 요구한다. 저자들은 자신들이 지불할 수 있는 만큼의 비용만 내면 되는 것이다. ecancermedicalscience 저널이 2014년 이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오픈 액세스의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의 부재로 그 성장이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지금도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매우 대중적인 미래의 출판 형식에 대해 낙관적이다.

 

 

오픈 액세스 (Open Access)는 연구논문을 자유롭게 열람하여 이용자들이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구독료를 내고 논문을 열람하는 현재의 학술 출판 시스템에 변화를 요구함으로써 기존 출판사들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오픈 액세스가 갖는 취지와 명분은 좋지만, 구독료가 수익원인 기존 학술출판사들에게는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일 뿐 아니라, 자신들이 구축해온 생태계가 변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출판사들은 논문 구독 고객인 학술 기관들과 협력해야 하면서도 오픈 액세스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픈 액세스의 문제는 현재 학술 출판사들이 받고 있는 논문 구독료의 수준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학술 기관들은 자신들이 구독하는 저널의 논문 구독료가 높아 연구의 개방성과 확산을 저해한다고 봅니다. 더 큰 문제는 주요 대형 학술 출판사들이 높은 이익을 취하면서도 해마다 논문 구독료를 인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학술 출판사인 엘스비어 (Elsevier)의 2010년 수익률은 36%로 그 해 아마존, 구글, 애플의 수익률보다 더 높았습니다.* 핀란드 학술 기관들은 2011년 7백만 유로의 구독료를 내다가 2016년에는 1천만 유료를 지불 했습니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협회 (Max Planck Society)에 따르면, 전 세계 학술 기관들은 논문 한 편당 3천 8백에서 5천 유로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학술 기관 입장에서는 인상되는 구독료를 감당하기가 벅차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최근 독일에서 60개 공립도서관, 대학 및 연구기관이 만든 Projekt DEAL이라는 컨소시엄이 엘스비어의 출판물에 대한 구독료 계약을 다시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 왔습니다. 컨소시엄측은 오픈 액세스를 확산하기 위해 엘스비어에게 전향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공정한 가격의 구독료를 내고 독일에서 출판되는 모든 논문들을 오픈 액세스로 출판하고 모든 소속 기관들이 엘스비어의 논문들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소속 기관들의 구독료를 낯출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핚계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컨소시엄은 이런 지지를 기반으로 엘스비어와 협상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엘스비어가 높은 가치를 지닌 고객이자,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강력한 국가 (독일은 유럽에서 경제적 파워가 가장 큰 나라임)와 대규모 학술 연구 시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엘스비어는 독일에서 출판된 논문들을 오픈 액세스로 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출판된 논문까지 무료로 보는 것은 비용구조상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엘스비어는 이런 제안에 대응하기 위해 오픈 액세스 출판을 지역별로 다른 모델로 전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즉, 지역별로 선호되는 오픈 액세스 출판방식에 맞춰 출판사들이 특정 논문을 각 지역에 따라 다른 조건으로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논문을 출판하는 저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골드 오픈 액세스 방식을 적용하고, 미국이나 아시아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일정 기간 유예 기간을 두고 공개하는 그린 오픈 액세스 방식을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엘스비어의 제안은 지역간 이해관계 차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시간을 벌고, 통일된 오픈 액세스 방식의 출범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오픈 액세스 찬성자들은 엘스비어가 오픈 액세스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재정의하려고 한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엘스비어는 현재 이 협상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협상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혹시나 다른 지역의 연구기관들이 동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편 핀란드에서도 도서관 컨소시엄이 최근 2년 동안 엘스비어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다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이에 핀란드 도서관 컨소시엄은 “No Deal, No Review“를 기치로 엘스비어 저널의 리뷰를 거부하는 보이코트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에는 2016년 이후 약 2,700여 명의 연구자들이 동참했습니다.

엘스비어는 핀란드 컨소시엄이나 독일 컨소시엄에 대해 세계 다른 지역의 학술 기관들에게 적용되는 모델을 동일하게 적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두 컨소시엄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연구비는 엘스비어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지원합니다. 이런 연구 지원금을 통해 출판된 논문을 연구 과정에 직접 기여하지 않는 출판사가 30%가 넘는 높은 이익을 가져 가면서 과도한 구독료를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아직 독일 및 핀란드 컨소시엄과 엘스비어의 협상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엘스비어는 여기서 밀리면 전 세계에 동일한 사례가 적용될 것을 우려합니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지역별 차별 모델을 적용하자는 논리를 주장하면서 높은 이익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는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오픈 액세스는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오픈 액세스의 주체들이 현재의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출판사와의 게임에서 협상력을 가져야만 유리합니다. 독일과 핀란드가 현재 그 게임을 주도하고 있지만, 더 많은 기관들의 동참을 확보해야만 오픈 액세스의 진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인터넷과 디지절 아카이빙의 등장으로 정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는 정보를 공개하고 무료로 만드는데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2000년대 초, 부다페스트 오픈 액세스 이니셔티브와 베를린 선언은 오픈 액세스 운동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오픈 액세스 출판의 성장은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랐고, 이것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합니다.

 

 

전통적인 형태에서 오픈 액세스 출판은 연구의 가시성과 영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학계에 지식을 더 빨리 보급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변동이 심한 논문 처리 비용 (APCs : Article processing charges), 약탈적인 저널들, 오픈 액세스 저널의 품질과 평판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연구자가 오픈 액세스와 전통적인 저널 중 어떤것을 선택할 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저자와 출판사를 위해 오픈 액세스 출판의 이점을 저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자책, “오픈 액세스에 대해 관한 모든것”을 통해 초기 단계에 있는 연구자들과 학생들에게 오픈 액세스 출판의 이점과 지난 20년 간 학술 출판 환경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특히나 오픈 액세스 운동의 획기적인 사건들과 그 장점, 오픈 액세스 출판의 시장 개요, 오픈 데이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 논문 리포지터리, 저널들, 오픈 액세스 출판에 대한 저작권 라이센싱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정보들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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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오픈 액세스에 대해 관한 모든것”으로부터 여러분이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오픈 액세스
  • 오픈 액세스의 서로 다른 형태는?
  • 오픈 액세스의 출판 모델은?
  • 오픈 액세스의 장점
  • 오픈 액세스의 시장 개요
  • 오픈 액세스 성장을 위한 의견들
  • 열린 과학
  • ORCID (Open Researcher and Contributor ID, 연구자 고유 식별 코드)에 대한 이해
  • 오픈 액세스 저널들
  • 오픈 액세스의 대안
  • 오픈 액세스 리포지터리
  • 오픈 액세스 자료
  • 저작권 라이센싱에 대한 이해
  • 최근 오픈 액세스의 발전들

 

라틴 아메리카의 오픈 액세스 운동은 지역 내의 학계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오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역내 국가들이 협력하여 이 지역 내에서 산출된 문헌 정보에 대한 리포지토리를 구축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다학제적 저널들의 포털, 온라인 논문들의 디지털 리포지토리를 구축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오픈 액세스 운동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오픈 액세스라는 용어가 생기고 공식적인 운동이 출범하기 전부터 브라질의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연구를 온라인에 공유하고 확산해 왔습니다. 브라질은 1997년에 오프라인 저널의 논문들을 온라인 상에서 출판하기 위해 온라인 과학전자도서관 (SciELO, Scientific Electronic Library Online)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이후 다른 나라에서도 오폰 액세스 운동 모델이 되어 확산됐습니다.

 

 

현재 라틴 아메리카에서 공식적으로 출판되는 거의 모든 저널들은 오픈 액세스입니다.  2010년 기준 라틴 아메리카에서 출판되는 논문들의 약 85%는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스코퍼스 (Scopus) 저널 목록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라틴 아메리카 저널의 72%가 오픈 액세스 저널입니다. 전세계에서 오픈 액세스 저널의 비중이 13%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비중입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오픈 액세스는 2005년 역내 오픈 액세스 선언으로 촉발되었고 많은 국가들은 정부가 지원한 연구결과를 오픈 액세스 디지털 리포지토리에 의무적으로 저장하도록 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페루는 2013년, 멕시코는 2014년에 의무화, 브라질은 2011년 법안 발의)

 

현재 라틴 아메리카에서 오픈 액세스에 대한 투자와 펀딩의 3분의 2는 공적 자금 및 국제협력기금에서 나옵니다. 오픈 액세스 운동의 주체들은 정부기관들과 대학입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오픈 액세스 운동이 유달리 활발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선진국처럼 학술 논문의 심사와 유통을 맡는 상업적인 학술 출판사가 없어서 학술논문들은 일반적으로 무료로 제한된 부수만 출판됩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논문이 공유되고 색인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논문 출판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정부가 역내에서 출판된 논문들의 가시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오픈 액세스를 장려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의 오픈 사이언스 포럼이 2016년 9월에 우루과이에서 열렸습니다. 이 포럼은 유네스코 (UNESCO)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부가 2015년 말 유엔 (UN)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과제로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대한 실천 전략의 일환으로 개최했습니다. 이 포럼의 목표는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맞춰 이 지역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비록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과학 논문을 오픈 액세스 차원에서 지역적으로 출판하고 공유하는 등 오픈 액세스 운동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오픈 액세스는 정책, 펀딩, 인프라, ICT 발전 및 활용 수준, 콘텐츠, 상호호환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부되어 있고, 따라서 각각의 요소들이 모두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또한 정책결정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오픈 액세스 운동의 취지와 혜택을 잘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대학을 비롯한 연구기관들도 소속 연구자들이 기관의 오픈 액세스 리포지토리에 더 많이 참여하게 만들고, 정부는 국제적인 상업출판사들과 오픈 액세스 운동 확산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상해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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